'파워서플라이(PSU ; PowerSupply Unit)'에 관한 한 가장 전통있는 명가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던 "스파클(Sparkle ; www.sparkle.co.kr)"에서 고사양 시스템 유저들을 겨냥한 초(超)고출력의 퍼포먼스 레벨 PSU 시리즈 - '엡실론(Epsilon)'을 최근 선보였다.

'엡실론(E, ε)'은 그리스어의 다섯 번째 문자. 이를 스파클에서는 '에너지 절약(energy) + 경제성(economy) + 효율성(efficiency) + 환경친화(environmental)'라는 'E'로 시작하는 4단어의 장점들이 합을 이루어 다섯 번째의 'E'인 '엡실론(Epsilon)'이 된다는 의미로 응용한 것이다. 그리고 이후 리뷰 내용을 통해 확인해가겠지만, 스파클의 이렇게 조금은 거창해 보이는 네이밍은 실제로도 꽤 정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기도 한다.

현재 이 엡실론은 국내 스파클 브랜드 PSU 라인업 가운데선 가장 고가에 판매되는 시리즈로 본 리뷰에서는 최고 스펙 제품인 FX700-GLN (총출력 700W), 그리고 FX600-GLN (총출력 600W)을 같이 살펴보기로 한다.

PSU 외형 / 스펙 / 주요 특징

스파클 EPSILON 시리즈 FX700-GLN과 FX600-GLN은 거의 완전히 동일한 외형의 하우징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글로시 마감(High Glossy Finishing)이 특징인 'Amacrox' 시리즈를 제외하고, 최근의 스파클 PSU 제품들은 본 리뷰의 EPSLION 시리즈를 포함해 대부분 공통적으로 네이비-블루 컬러로 표면을 도장함으로써 무척 시원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고급 PSU인 만큼 각 세부 마감 상태 역시 상당히 깔끔한 편.

제품 표면을 클로즈업해 촬영한 모습으로, 보다시피 블루 컬러 도료에 약간의 펄이 가미되어 있어 더욱 매혹적인 느낌이다. 또한 도장된 표면 위에 다시 두텁게 클리어 코팅 처리를 해둔 덕분에 웬만해선 도료가 완전히 벗겨질 우려가 크지 않은데, 다만 표층 클리어에 약간씩의 잔흠집이 생길 수는 있다.

스파클 EPSILON 시리즈는 최근 출시되는 PSU들에 대부분 채용되고 있는 'PSU 하면 싱글팬(흡기팬) 방식'의 쿨링 시스템을 채용하였다.

제품 하면에 장착된 120mm 팬(MGA12012HB-O25)은 중국 Protechnic Electric社의 고급형 제품으로 2-볼 베어링 방식에 DC 12V 0.45A의 전원규격을 가지고 있다. 0.45A면 높은 rpm이 예상되긴 하지만 이는 최대 +12VDC가 인가되었을 때의 수치이고, 어차피 스파클 특유의 노이즈 킬러(Noise Killer)' 회로를 통한 팬 컨트롤이 이루어지므로 그 정숙성은 상당한 수준이다.

다만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되고 LED 삽입홀이 있으면서도, 정작 LED가 생략돼 있는 점은 약간 아쉬운 부분(MGA12012HB-O25 동종 모델 가운데는 고휘도 블루 컬러 LED를 삽입한 제품도 있음).

EPSILON PSU 후면에는 효과적인 열기배출을 위한 벌집형 방열구들이 다수 뚫려있다.

그리고 이후 살펴보겠지만 '액티브 PFC(Active PFC)' 회로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이므로 AC 전원입력 소켓은 'Full Range 입력(100~240VAC)을 지원하고, PSU 전원 On/Off 스위치는 하우징 색상에 맞춘 푸른색이라 더욱 멋스럽다.

하우징 좌측면엔 내부 방열을 위한 추가 에어홀 및 제품의 스펙 및 주요특징을 담은 레이블이 부착되어 있다.

▲ 스파클 EPSILON FX700-GLN 스펙

▲ 스파클 EPSILON FX600-GLN 스펙

하이엔드 유저들을 겨냥한 대출력 PSU인 만치 EPSILON 시리즈의 출력스펙은 아주 우수하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보다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 총 4채널로 나뉘어진 +12V 출력 레일. 각각의 +12V 채널은 'CPU1 (+12V1) / PCI-E2 & CPU2 (+12V2) / Main Board & Accessory (+12V3) / PCI-E1 (+12V4)'로 서로 다른 장비들을 지원하고 각 +12V 채널의 최대 출력값이 18A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단 4채널을 모두 합친 컴바인드 출력은 680W (FX700-GLN) 또는 580W (FX600-GLN)로 제한된다.

통상적인 메인보드 컴포넌트 및 주요 주변장비들의 전원으로 쓰이는 +3.3V 및 +5V 레일도 최대 출력이 각각 36A, 30A에 컴바인드 출력치 155W로 아주 양호하고, 다양한 액세서리 장비들에서 활용도가 높은 +5VSB 스탠바이 전원의 출력치 역시 최대 15W로 아주 넉넉히 확보되어 있다.

스펙 레이블 하단의 FCC / CB / CE / BSMI / RU(UL) / N / VDE / MIC 등 각종 국내외 인증마크가 제품 성능 및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더욱 높인다.

▲ 85% 이상 고효율
▲ Active PFC 회로 탑재	▲ RoHS 환경규제 법규 충족

아무래도 이런 높은 출력의 파워서플라이를 장착할 정도의 시스템이라면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를 위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바로 PSU의 '효율(Efficiency)' 문제. 이른바 명품으로 불리는 고가의 고급 PSU들은 이 효율에 있어서 아주 우수한 특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물론 이 EPSILON 시리즈 역시 마찬자리여서 스펙상 수치로는 최대 85%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Active PFC(능동형 역률 보상 회로) 탑재 역시 EPSILON이 최고급 PSU로서 지닌 주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 비록 유효전력만을 적산하는 국내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 아래서는 직접적인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미미하겠으나, 99%에 이르는 높은 역률로 무효전력을 최소화함으로써 국내 전체적 관점에서는 에너지 소비절감에 기여하게 된다. 게다가 정류부 필수 컴포넌트인 대형 알루미늄 전해 캐패시터의 규격을 낮출 수 있다든지, 스위칭 소자에 가해지는 로드와 스트레스를 줄임으로써 보다 안정적 작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부품 수명을 늘릴 수 있다든지 하는 등의 하드웨어적 이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로써 엡실론의 네 가지 장점들 중 '에너지 절약(Energy)의 E'와 '효율성(Efficiency)의 E'가 증명되는 셈이다.

또 다른 장점의 'E'인 '환경친화성(Environment)'은 PSU 측면의 RoHS 마크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서 RoHS는 유럽연합(EU)의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 제한지침(Restriction of Hazardous Substance Regulations)'의 약자로 제품 생산과정에서 유해한 환경오염물질 사용을 최소화했음을 의미한다. 그밖에 'WEEE(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Regulations ; 폐전기전자제품 처리지침)' 법규 역시도 충족하고 있다.

최고급 PSU 가운데 하나인 만큼 제공되는 출력 커넥터들은 그 길이와 다양성에서 모두 만족할 만하다. 다만 주전원 케이블을 제외하고 나머지 케이블들의 슬리빙 처리가 되어있지 않아, 케이블 정돈이 좀 불편하게 된 점은 아쉬운 부분.

출력 커넥터 구성 및 수는 FX700-GLN과 FX600-GLN이 동일하다.

▲ 20+4핀 주전원 케이블
▲ 4+4 타입 CPU 전원 커넥터	▲ VGA용 6핀 보조전원 커넥터 x 2

ATX 12V 및 EPS 12V 규격 CPU 전원소켓에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CPU 전원커넥터는 4+4핀 타입으로 되어 있다.

주로 PCI-Express x16 인터페이스 VGA에 사용되는 6핀 보조전원 커넥터는 2개가 제공되므로, 병렬 VGA 구성(nVIDIA GeForce SLI 또는 ATI Radeon CrossFire)이 가능하다. 참고로 EPSILON 시리즈는 FX700-GLN과 FX600-GLN 두 제품 모두 nVIDIA의 SLI 인증을 획득했다.

전 채널 출력 성능에 여유가 있는 만큼 상당히 많은 수의 주변장치 지원이 가능하다.

보급형 PSU들이 2~4개의 SATA 커넥터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이 제품에는 무려 6개가 마련되어 있고, HDD & ODD 및 일반 주변장치용의 4핀 몰렉스(molex) 커넥터 역시 6개로 충분하다. FDD용 미니 4핀 커넥터 수는 2개.


PSU 내부

스파클 EPSILON FX700-GLN과 FX600-GLN은 앞서 본 외형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하우징 내부 모습 역시 거의 유사하다.

이는 두 제품 모두 동일한 PCB(FSP700-80GLC)를 공유하는데다 대부분의 컴포넌트 구성 역시 거의 똑같기 때문인데, 그래도 출력성능이 서로 다른 제품들인 만큼 물론 몇 가지 주요한 차이점들이 있기는 하다.

스파클 PSU는 독특하면서도 심플한 구성의 내부 설계가 돋보이는데, 이 EPSILON 시리즈 역시 그러한 설계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심플함의 장점은 역시 넓은 내부 공간 확보를 통해 쿨링팬의 냉각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는 곧 그만큼 쿨링팬의 회전 rpm을 낮추어 소음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약 85%에 이르는 고효율 특성 역시 하우징 내부 냉각 성능의 향상과 함께 정숙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PSU의 효율이 높다는 것은 전원 코드로부터 입력된 AC(교류) 전원이 PSU 내부에서 PC 작동에 필요한 각 채널의 DC(직류) 전원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그만큼 열에너지로 손실되는 비율이 작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MI 필터 및 AC 입력필터는 AC 전원코드 입력 소켓 뒷편 및 근방의 PCB에 혼재되어 있다. AC 전원 입력 소켓 뒷편에는 필름 캐패시터 1개와 세라믹 캐패시터 2개가, 그 아래쪽의 PCB상에는 대형 인덕터 및 그외 X 캐패시터, Y 캐패시터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입력부 필터는 입력라인의 노이즈 제거와 함께, PSU 내부의 스위칭 잡음이 선로를 타고 외부로 흘러나가 다른 가전기기들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과전류 입력으로부터 회로를 보호하는 기본적 안전장치인 퓨즈(fuse)는 입력 필터부 PCB 아래쪽에 수직 실장되어 있고(위 우측 사진), 파손 발생시 주변부 보호를 위해 PVC 튜브로 밀봉처리했다.

Active PFC 회로를 탑재한 스파클 중고급형 PSU들은 정류부 구성이 거의 비슷한데, FET 등의 스위칭 소자들을 정류부 양측면에 장착된 2개의 히트싱크에 분산 배치하는 독특한 설계를 따르고 있다.

게다가 이 EPSILON 시리즈는 전파정류 기능의 브릿지 다이오드(Bridge Diode)를 2개 채용했다는 점도 또한 상당히 눈에 띈다(위 왼쪽 사진 ; PCB 상에는 BD1, BD2라 표기됨, 여느 PSU 제품들은 고급형이라 해도 대부분 1개만 실장한다). Active PFC 회로(위 오른쪽 사진)는 별도의 도터보드 형태로 구성되어 브릿지 다이오드 좌측 상단 방향 PCB에 연결되어 있다.

▲ 브릿지 다이오드 (左) FX700-GLN : GBU606 / (右) FX600-GLN : GBU605
▲ 정류부 소자 구성 (左) FX700-GLN / (右) FX600-GLN
▲ 대형 전해 캐패시터 (左) FX700-GLN : 470㎌ 400V / (右) FX600-GLN : 420㎌ 400V

정류부 컴포넌트 구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해 보이던 FX700-GLN과 FX600-GLN의 차이점들이 비로소 몇 가지 확인되는데. 우선 브릿지 다이오드가 FX700-GLN에는 GBU606이 실장되어 있는 반면, FX600-GLN에는 이보다 낮은 규격의 GBU605가 실장되었다.

또한 정류부 외곽쪽 히트싱크를 보면 FX600-GLN에는 FX700-GLN에 있던 소자(Active PFC 회로 구성의 FET으로 추측됨) 1개가 생략되어 있음도 확인된다. 마지막으로 맥류방지 기능의 전해 캐패시터 역시 FX700-GLN에 실장된 제품(470㎌)이 FX600-GLN에 실장된 것(420㎌)보다 정전용량이 크다.

DC-DC 변압부에는 2개의 트랜스포머가 장착되었고, 주트랜스포머 아래쪽 PCB에는 포토커플러들 및 포텐셔미터(potentiameter) 1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포텐셔미터의 회전 노브는 함부로 조작할 수 없도록 전기절연제로 고정(seal)되어 있는데, +12V 및 +5V 전압 조절에 관계된 것이라고 한다.

트랜스포머를 거치며 변압된 각 채널 AC 전원을 다시 DC로 변환하는 2차 정류회로부에는 모두 8개의 쇼트키 다이오드가 히트싱크 전후면에 부착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듯 스파클 EPSILON 시리즈는 효율이 높아 열발생이 적은 PSU임에도 냉각성능을 보다 높이고 저소음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 모두 4개나 되는 양질의 알루미늄 히트싱크를 하우징 내부 각부에 넓게 배치했다.

▲ 출력 필터부 캐패시터 구성 (左) FX700-GLN / (右) FX600-GLN

EPSILON FX700-GLN이나 FX600-GLN 모두 거의 동일하게 설계된 하이-퀄리티의 출력 필터부를 갖고 있다. 실제 출력되는 각 채널 전원의 품질 보장을 위해 리플 및 노이즈를 제거하는 파트이므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FX700-GLN과 FX600-GLN을 비교해보면 리플 제거용의 캐패시터들 가운데 하나가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 출력 레일 분기부 앞쪽엔 도터보드로 구성되어 부착된 보호회로가 마련되어 있다. 이 보호회로 PCB에는 대만 SiTi社의 4채널 모니터링칩 PS223과 Weltrend社 WT7518 PSU 슈퍼바이저칩이 실장되어 있어, 기존 중가형 스파클 PSU 제품들보다 강화된 면모를 보인다.

이 회로를 통해 스파클 EPSILON 시리즈 PSU는 각 채널별 전압 출력 상태를 점검하고, OVP(과전압 보호) / UVP(저전압 보호) / OCP(과전류 보호) / OTP(과온 보호) 등의 각종 안전 기능을 수행한다.

최종 출력 케이블 분기부 PCB의 +12V 출력 레일 구성을 보면, +12V1~+12V4까지의 케이블들이 어느 위치에서 출력되어 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12V 채널 케이블들은 분간하기 쉽도록 [All Yellow / Yellow + Green / Yellow + Blue / Yellow + Black]으로 피복 색상이 구분되어 있다(+12V 출력 케이블의 기본 색상은 Yellow지만, 구분을 위해 여러 색상의 스트라이프를 삽입한 것).